시니어 기자단

풍요속의 빈곤

아포리 2013. 6. 3. 22:39

풍요속에 빈곤

[2013-06-03 오전 11:15:00]
 
 

▲ 이희숙 시민기자

 

곳간에 가득 들어 있을것 같은 재물은 빈 쭉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 오른다. 온갖 오색등으로 현란하고 찬란한것들이 빛을 발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생활에는 어디 따스한 빛이 스며들 곳이 있을가 싶다.

연일 여기 저기에서 들려오는 한숨의 소리가 깊다. 대기업은 야금야금 중소기업 삭아들게 만들고 큰 대형마트는 동네 구멍가게 까지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그렇게 마트를 좋아했고 멋진 포장을 즐겼을까? 얼마전 시청앞을 지나다 깜짝 놀랐다 웬 저리 많은 사람들이 무슨 연유로 머리띠를 두르고 있을까? 노란 조끼를 걸처 입고 있는 사람들은 산본시장 상인들이라 한다 대형마트가 군포에 들어오는걸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동네도 벌써부터 대기업 대형마트는 전혀 낯설지 않게 작은구멍가게 형식을 가지고 동네에 슬그머니 자리잡았다.
그래도 그런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슈퍼가 동네에 들어오면 괜찮지 않을까? 우리는 살기편한 생각만 했다.


자주는 아니어도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을 둘러보면서 잠깐 잠깐 쇼핑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늦은시간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우유가 없다 내일 아침이면 우유가 있어야 할텐데...


우유를 사기위해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슈퍼를 갔다 그런데 웬일인지
깜깜 한것이 불이 꺼저 있었다. 벌써 문을 닫고 들어갔나? 궁금했다
자세히 보니 단지 안에 있던 슈퍼가 없어진 것이었다. 바로 인근 거리에 대형마트 슈퍼가 들어온 까닭이지 싶었다. 젊은 내외가 번갈아 가면서 슈퍼를 운영 했는데, 인상도 좋았는데,


얼마나 힘들고 장사가 되지 않았으면 문을 닫았을까?


손해는 보지 않았을까? 내외가 슈퍼를 그만 두었으면 무슨 일을 할까?
별걸 다 걱정 했지만 그냥 막연한 젊은 내외가 열심히 운영하던 슈퍼였기에 걱정이 되었기도 했지만 조금더 걸어서 우유 하나 사러 가기가 번거롭기도 했다.


몇 달전 이것저것 몇 천원치 사면서 늘 하던대로 현금영수증 카드를 내밀었다. 옆에 있던 딸래미 하는 말이“엄마 이런 작은 슈퍼에서는 현금영수증 해 달라고 하지 마세요”딸 아이도 젊은 내외의 안스러움을 보아 그동안 현금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기업에서 동네에 파고 드는 슈퍼를 보면서 그 젊은 내외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을까 연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서 슈퍼를 운영하던 젊은 내외가 부디 앞으로는 잘되는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고 기도를 해 주면서 힘 없는 사람들이 힘 있게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대기업 슈퍼에 밀려 없어진 우리 아파트 단지내에 동네 슈퍼를 보면서 현금영수증을 챙기려 했던 내 얄팍한 알량한 일이 자꾸만 마음이 아리고 쓰렸다.


 <군포신문 제666호 2013년 5월 30일(발행)~2013년 6월 5일>


                                                                                                                                                     이 희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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