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리의 방

소 풍~~~

아포리 2024. 2. 8. 05:46

 

대학생이 된 큰 손녀 딸래미는

무슨 생각이였는지 ......ㅎㅎ

늘 우리 할머니는 나문희 닮았다는 말을 종종한다.

 

그러면서 꼭 뒤에 덧붙이는 말은

그런데요 나문희할머니 보다는 울 할머니가 훨씬 예뻐요....

ㅍㅎㅎㅎㅎㅎㅎㅎ

 

맞어 손녀딸래미 기준으로 보면 우리 할머니가 훨씬 이쁜겨....

남자처럼 생겨먹은 할미가 손녀딸 마음속에는

나문희 보다 더 예쁜이로 보이는건 당연하지??????

 

소풍가듯 살아온 세월이 벌써 이렇게 낡아있는 사람으로 변할줄이야....

지금도 마음은 살풋살풋 꽃고무신 신고 깡통치마 입고 

아직도 그런 마음속 옛적 모습은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데

 

빠른 걸음을 걸으면 숨도 차 오르고, 다리도 후들 거리고

돋보기를 콧등에 걸치고 신문을 정독하고 책을보고 악보를 들여다 본다.

돌아다 보는 세월은 아주 멀리서부터 또렷하게 떠 오르는데

 

남아 있는 세월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잘 모르겠다.

소풍영화를 보면서 내가 살아 왔을것 같은 발자국들이

그대로 똑 같은 발자국을 밟아 놓고 있는걸 보니 가슴 저리다.

 

내겐 멀리 있어도 멀리 늦겨지지 않는 친구....1년을 만나지 못해도

오늘 또 만났을것 같은 친구.....김밥 한줄 두르르 말아서

그냥 편하게 편하게 이거 먹어 바바....편한친구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것도 행복이지 싶다.

 

모두가 시간차 없이 이별을 해야 하는 싯점까지 와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보면서

하루하루 살아 있는 날들이 모두 소풍가듯 즐거움 이기를 소망해 본다.

요즘 까막 거리는 증세는 더욱 심해 지는듯 하지만 

 

소풍 끝나는 날까지 희미해진 정신줄도 다독여 가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늘 가슴속에 남겨 놓으려 노력한다면

일출의 빛보다 은은한 일몰의 빛이 더 아름답듯 그렇게 마무이 되겠지

 

소풍 마지막 끝자락에 영웅님의 모래알갱이 노래가 

참 마음이 숙연해진 마무리 

좋았네

 

소풍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 아직은 초저녁 이지만

흐린 날씨에 눈발도 희끗 희끗 가로등 불빛에 너울거림이

오늘 하루도 소풍같은 내 삶을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 해야지

 

먹음직스런 튀김한접시에 따끈한 오뎅국물이

참으로 소풍스럽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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