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방금 전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하셨던?’ 인터뷰어와의 첫 만남이 재미있다.
▲ 이희숙 씨.
인터뷰어와의 만남을 위해 약속장소로 이동하던 중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던 ‘그 아주머니’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었다니.
오늘의 주인공은 본인 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 ‘아주 평범한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따르면 ‘인문학적이며 철학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난 잘 하는 게 된장찌개 밖에 없어요.”라며 ‘잘못 짚으신 것 같군요’ 하는 마음을 내비친다. 마침 연일 비도 내리는데 인터뷰 기사를 읽는 분들에게 ‘맛있는 된장찌개의 레시피’ 하나를 보너스로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여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맛있는 된장찌개 레시피 좀 알려 주세요”라고 하자 당장 손사래를 친다. “아니, 맛있다는 게 그저 우리 식구들 입맛에 맞게 끓인다는 거지 별다른 것도 없어요” 그래도 가르쳐 달라고 매달리니 “멸치, 다시마, 양파, 대파, 황태 머리를 우려서 육수를 낸 뒤 된장 고추장 풀어 양파, 청량고추, 두부 썰어 넣고 끓여요.”라며 평범한 것 가르쳐 주는 게 쑥스럽다는 표정이다.
스스로 ‘평범한 인간’임을 자처하는 이희숙씨는 군포문화원의 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 군포시니어기자단 기자이기도 하며 찾아가는 군포설화단, 군포문화해설사의 일원이기도 하고 또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짓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는 중앙도서관 청소년열람실에서 2시간씩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가 하면 하모니카 모임에도 참여, 열심히 배우며 가끔 봉사활동도 나간다.
이 하나하나의 활동 내용 모두 열심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베푸는 입장에서가 아닌 배우는 입장이 되어 알기 쉽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만큼 알차다.
많은 활동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 “언젠가 반월호수를 산책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말고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보니까 언젠가 정난종 선생님 묘역에서 문화해설을 할 때 ‘문인석에 왜 얼룩이 있느냐’고 질문을 했던 학생이더군요. 그땐 나도 잘 몰라 다음에 꼭 가르쳐 주마 약속을 했었는데 그 후, 김만기 선생님 묘역에서 해설할 때 그 학생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됐죠. 그래서 내가 미처 답해 주지 못했던 것을 그 자리에서 가르쳐 줬죠. 바로 그 학생이었어요. 그 학생이 저를 먼저 알아본 거죠. 자기소개를 또박또박하면서 그때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으니 오늘은 자기가 반월호수를 안내하겠다고 하더군요. 반월호수에 살고 있는 물고기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말해 줘서 얼마나 놀랐는지요. 그때 참 뿌듯했어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로 많은 활동을 하면서도 ‘정말 많은 활동을 하시며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계신데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부끄럽다’고 하는 이유는 건강하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루하루를 내 나름대로 열심히, 그리고 둥글게 살아야 이 다음에 내가 떠날 때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라고 차분하게 말하는 이희숙씨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했다. “욕심 내지 말고,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만 생각하고 실천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받고 싶고 또 받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이 님에게는 없다. 그저 모나지 않게, 수용하고 포용하고 이해하면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이희숙씨. 그 요란하지 않은 열정과 조용한 실천, 그리고 베품의 정신이 군포 전역에 퍼져가기를 기대한다.
<제575호 2011년 7월 21일(발행) ~ 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