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단상

엄마~~~~~ 있잖우!!!

아포리 2016. 9. 1. 20:27

 

 

 

서울 나들이 길,

아침부터 분주해야 한다.

 

학교때 부터 시작해서 결혼해서 지금 까지 서울살이 합하면

손가락 한번 세어 봐야지......ㅋ

 

서울 살이가 몇년 인가??

손가락을 세번 접었다 폈다를 하고도 다섯해를 서울살이 했다.

 

아이들 직장 따라 멀리 보내 놓고는

둘이서 이젠 어디로 갈까??? 나~~~~~

 

좀더 공기 좋고, 조용하고, 아이들 언능 만날수 있는

교통도 좋고, 거미줄 같은 지하철 바로 연결될수 있는 곳으로..

 

참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을 고르다 고르다 고른 곳이

지금 살고 있는 곳이다.

 

강변을 바라보고 이십여년을 살았는데

이젠 산을 바라보고 언제까지????? 그건 잘 모른다.

 

작년부터 둥지를 이젠 한번 더 완전한 곳으로 옮기려 머리를 짜내고 있는 중....ㅋ

이젠 공기 나쁜 서울 중심가 쪽으로는 나가기도 싫은데

 

어찌 하다보니 일주일에 한번은 서울행을 해야 할것 같다.

지하철 타고, 내려서 건물을 들어서 계단을 따라 올라 가는데

 

앗~~~3층 쯤엔가 사진관이 보인다

나.........사진 찍어야 하는데....ㅋ

 

언젠가 우리 둘째 손녀딸래미가

영화 속에 나오는 청춘사진관 좀 찾아서 사진을 찍으라로 난리였던 적이 있다.

 

그 영화 제목도 지금은 잊었지만

그 영화에서 청춘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으면

 

젊어 진다고 하니

내 둘째 손녀딸래미가 얼마나 성화 스럽게 졸라 대던지

 

그런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나를 젊게 만들어줄 청춘사진관은 아직도 찾지를 못하고 있으니....

 

그 청춘사진관을 찾지 못해서 이렇게 폭싹 낡았나 보다. ㅋㅋ

암튼

 

계단을 오르는데 사진관이 보이길래

엇????? 좀 이따 일 보고 돌아갈때 여기서 사진을 좀 찍고 가야겠다 싶다.

 

사진 찍는 걸 자꾸 잊어 버리니....우리동네가 아니면 어떠랴

오늘 사진을 찍어 놓고 다음주에 와서 찾으면 되지......ㅋㅋ 잘되었다 싶다.

 

일 끝내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 갔다.

 

사진관 쥔장은 왜케 젊은 사람이 인상이 좋은겨......참내

여권을 갱신해야 해서 여권사진 찍으러 왔다고 하니....

 

잘생긴 쥔장은 까탈스럽게 머리는 귀 뒤로 넘겨야 하구요

옷은 단정해야 하구요..주절 주절....나두 안다구요.....

 

사진관 안에 커다랗게 걸려 있는 거울을 디다 보니

웬 참말로 낯선 할마이가 그 속에 들어 있다.

 

음 ......이곳은 내 손녀 딸래미가

우리 할머니 젊게 만들어 준다고 그렇게 찾아 헤메고 있는

 

청춘 사진관이 아니로군....궁시렁 거리면서

오늘따라 머리는 왜케 산발인겨.....그 바람에 머리도 단정히 빗고

 

귀 뒤로 머리는 넘기고....

사진관 쥔장은 묻지도 않는 말을 주저리 주저리 해 주면서

 

요즘은요......여권 사진은 상당히 까다로워서요....서너번은 그 말을 하는 모양이다.

나두 안다구요......안다구요....안다구요

 

서너번 나두 답변을 해 줄까 하다가 그냥 입을 봉해 버렸다.

그리고는 얌전히 의자에 앉아 웃음이 나와서 쿡쿡....쿡쿡....웃어 버렸다.

 

사진관 잘생긴 쥔장은 자기 보고 웃는줄 알고

제 얼굴에 뭐라도?????? 머릴 긁적이면서.....ㅎㅎㅎ

 

"아니요...그게 아니구요

전에 여권 갱신하려고 여권 사진을 하필이면 비 오는 날 사진을 찍었는데

 

드라이 한 머리가 폭삭 주저 앉아 버려서

완전 조선족 아줌씨 같이 사진이 나와서요.....ㅠ

 

울 딸래미가 일주일 전부터 매일 매일 전화를 해요

엄마~~~ 이번에는 지난번 처럼 조선족 아줌씨 처럼 찍지 말고

 

예쁘게...예쁘게 단장 좀 하고 여권 사진 찍어....알았지????

알긴 뭘 안다고......ㅋㅋㅋ

 

울 딸래미가 말 하던 조선족 아줌씨 같다던 그 말이 자꾸 생각이 나서

웃었다.

 

참말로 그때 갱신한 여권을 지금도 들여다 보면

내가 보아도 완전 조선족 아줌씨는 맞는것 같다.

 

근디?????

조선족 아줌씨는 뭐가 다른데???? 조선족 아줌씨를

 

정면으로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조선족 아줌씨가 아마도 나 처럼 생긴게 맞기는 맞는가 보다

 

사진관 쥔장한테 그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아니~~~~사모님이 어디 조선족 아줌씨 처럼 생겼다고 하세요...."

 

"인상 좋으셔요.....정말 인상 좋으셔요....ㅋㅋ"

나 오늘 암것두 줄것두 없는디.....가방을 바꿔 가지고 나와서 알 사탕 하나도 없는 디,

 

웬 달콤스런 이야기를 조리도 하는지 몰것다.

사진기사 요구대로

 

머리를 요렇게, 조렇게를 몇번 돌려 가면서

어린 아이처럼 말을 잘 들었더니

 

카메라 몇번 돌리더니 다 끝났다고 한다.

"얼마예요????? 몇장이 나오는 데요???"

 

"만오천이구요"......헉 싸다....이게 싼 건가??? 모르겠다"

"그리고 8장 해 드립니다"

 

내가 하는 말.....아~~ 네

사진은 담주에 제가 이곳에 또 오니깐

 

"일주일 후에 찾을 거구요..."하면서 지갑을 열었더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갑에 넣어 가지고 온 돈은 오늘 몽땅 다 써 버렸다. 그걸 생각 못했다. ㅠ

그런데 사진관에서 카드로 결재를 하자니 쫌 그랬다....

 

"엄나??? 이걸 어쩌면 좋아요....좀전에 몽땅 돈을 저 윗층에서 다 썼더니....."

"카드로 결재를 할까요???" 아니면 담주에 사진 찾으러 올때

 

만오천원 그때 드리면 안될까요????

역시 사람은 잘생기고 볼 일인가 보다 잘 생겨야 맘씨도 좋은가 보다. ㅋㅋ

 

맘씨 좋게.....네...그러셔요

담주에 사진 찾으실때 주셔두 됩니다......

 

그런데 담주에 사진이 밉상으로 나왔으면 어쩌지????

그래두 만오천은 줘야지????

 

잘생긴 사진관 쥔장은 맘씨 좋게 내게 베풀어 주는데

나는 사진이 안 나오면 만오천원 아까울까?????

 

에이~~~~그까이꺼

내가 뭐 호박이 수박 될리도 절대 없을기고

 

나는 나다....절대로 나는 나다

전철 타고 꾸벅 꾸벅 졸면서 집으로 오다 금정역을 지나칠번 했다.

 

고것봐라...마음씨가 좋아야 하는 겨

ㅠㅠㅠ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