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 개성에서 내려오신 우리 친정부모님은 일가친척 없이 홀로 남쪽으로 내려 오셔서 집안이 단촐하기 짝이 없고 명절날엔 기쁘게 세배를 하러 다닐곳이 없었다. 그러다 딸 셋, 아들 둘을 두셔서 나름 다복하시다고 생각 하셨을까??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는 가끔씩 엄마의 외로움이 얼굴에 스치곤 하는걸 보았다. 그래서 끔찍이 큰딸인 나를 더더욱 예쁘게 생각하신지도 모르겠다. 늘 엄마는 셋 딸중에 큰딸래미를 꽃 이라고 하셨다. 꽃 이라고 부르실때마다 그저 무덤덤하게 대답을 하곤 했는데 조금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꽃이라고 부르시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세상에 그 수많은 꽃 중에도 나를 닮을 꽃은 하나도 없었고 나는 꽃 처럼 예쁘지도 않았기 때문에 울 엄마한테만 나는 꽃 이였다. 그래두 엄마랑은 큰 딸래미가..